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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인물 50인

"7천 개의 섬, 그 에메랄드빛 바다 뒤에 숨겨진 뜨거운 심장을 만나다

당신에게 필리핀은 어떤 이미지입니까? 혹시 달콤한 망고 주스, 보라카이의 하얀 모래사장, 혹은 저렴한 어학연수 코스 정도로만 기억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가 휴양지의 낭만에 취해 무심코 지나쳤던 그 땅에는, 사실 우리네 역사만큼이나 처절하고도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필리핀 인물》은 지도 위의 나라가 아닌, 사람으로 기억되는 나라를 이야기합니다. 300년이 넘는 스페인의 식민 지배, 이어진 미국의 통치, 그리고 자국 독재자의 서슬 퍼런 탄압까지. 이 책은 그 험난한 역사의 파고를 온몸으로 견뎌내고 끝내 부서지지 않은 필리핀 사람들의 뜨거운 연대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낯선 열대 국가의 위인들을 우리에게 익숙한 감각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냅니다. 펜 하나로 제국의 심장을 겨누며 민족의 혼을 깨운 '호세 리살'에게서 우리는 식민지 조선의 시인 윤동주의 고뇌를 발견합니다. 낡은 마체테를 들고 민중 속으로 뛰어든 혁명가 '보니파시오'의 포효에서는 녹두장군 전봉준의 기개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처럼 이 책은 필리핀의 인물들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투영해 보며, 아시아라는 거대한 공동체가 공유하는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조망합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드라마는 한 편의 영화보다 더 극적입니다. 남편이 암살당할 때 입었던 피 묻은 셔츠를 그대로 입고 독재 정권에 맞서 '피플 파워'를 이끌어낸 코라손 아키노의 용기, 편견과 가난을 딛고 유튜브 영상 하나로 세계적인 밴드 '저니(Journey)'의 보컬이 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아넬 피네다의 기적, 그리고 미스 유니버스 대회 사상 최악의 방송 사고 속에서도 ""심장을 가진 아름다움""을 증명해 낸 피아 워츠백의 우아한 대처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불가능에 도전하고, 운명을 개척해 나간 영웅들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습니다. 독재자의 아들이 다시 대통령이 되고, 복싱 영웅이 상원의원이 되는 다이내믹한 21세기 필리핀의 정치 지형까지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필리핀이 왜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나라가 되었는지, 그들이 가진 낙천성 뒤에 얼마나 단단한 내면이 숨겨져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여행 가이드북에는 결코 나오지 않는, 필리핀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당신이 알던 필리핀은 더 이상 단순한 휴양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곳은 치열하게 삶을 사랑하고, 불의에 저항하며, 노래와 춤으로 슬픔을 승화시킬 줄 아는 매력적인 이웃들이 사는 뜨거운 땅으로 새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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